인디펜던트 워커
인디펜던트 워커. 독립적으로 일하는 사람이다. 프리랜서와는 약간 다르다. 인디펜던트 워커는 회사 소속 여부를 기준 삼지 않는다. 본인이 직접 일을 주도한다면 어느 조직에 속해있어도 인디펜던트 워커라고 본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남의 일 대신해주는 느낌을 받는다. 내가 정한 방향, 방법으로 일하지 못하고 윗분들 방식을 따르는 게 보통이다. 여기에 나름 이유는 있다. 조직이 클수록 효율보다는 명확한 절차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기업의 속사정을 모르는 게 아니고 부정할 생각도 없다. 하지만 아무리 승진해도 결국 일의 주도권을 가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매일 출근하면서도 속으론 언젠간 업무적 자립을 해야겠거니 생각해 왔다. 자연스레 먼저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고 이 책에 손이 갔다. 나는 그들이 일에 대해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답을 내놨는지. 동시에 현재 자신의 포지션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먹고사니즘 측면에선 또 어떤지. 여러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책은 인터뷰 형식으로 쓰여 있다. 총 9명의 인터뷰이가 등장하는 데 익히 알고 있는 사람도, 생소한 사람들도 있었다. 공통점이라면 모두 인디펜던트 워커로 자기 영역을 본인이 구축해왔다는 점이다.

개성. 기록. 질문
책에서 내가 챙긴 세 단어이다.
개인이 기업과 다른 점은 더 세밀한 개성을 갖고 있다는 데 있다. 개인은 더 뾰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개인 독립적으로 일할 이유가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예를 들어 복사 붙여넣기 한듯 프랜차이즈 가게를 열거라면 차라리 계속 회사원을 할 거라는 말이다.
개성을 만들고 드러내는 방식에 대해선 '기록'이 효과적이다. 대다수 인터뷰이들이 자신이 오늘 느낀 점, 생각 등을 기록하고 공유하길 공통적으로 권했다. 실력이나 전문성 여부를 떠나서, 어떤 누구보다 오래 또 깊게 고민한 흔적을 보인다면 그게 곧 개성이고 차별점이 된다고 했다. 이때 고민을 잘하려면 자신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자문자답이다. 나를 객관화시켜 보고 검열하는 식이다. 질문 빈도는 잦아야 한다. 그래야 방향을 잃지 않고 일관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개성은 기록을 쌓아가면서 자연스레 보인다. ('생긴다'라기보다는 보이는 게 맞는 표현인 듯하다.) 기록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자주 던지면서 한다.
아쉬운 점
크리에이터, 작가, 글쓰기, 기자, 마케팅, 기획, 디렉팅, 작은 조직, 스타트업.
다양한 사람들을 인터뷰 한듯 하지만 사실 인디펜던트 워커 이야기는 몇 가지 비슷한 키워드에서 맴돈다. 나는 각종 중소기업,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 협회, 연구소 등에 몸담은 사람이 인디펜던트 워커로 사는 이야기도 궁금했다. 그런데 책 속 인터뷰이 중엔 그런 분은 없다. 왜 그럴까? 보통의 사무직, 생산직, 서비스직 업무를 하는 사람은 독립적으로 일하기 힘든 걸까? 애초에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야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걸까? 만약 일반 직장인 분들 중에서도 인디펜던트 워커를 찾아 인터뷰했더라면 내용도 풍성해지고 대다수 독자들에게 많은 힌트가 되었을 텐데. 이 점은 조금 아쉽다.
마치며
그럼에도 좋은 점이 더 많은 책이다. 스스로 하여금 나는 내 일에 대해 어떤 질문을 던졌는지. 어떤 관점을 취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아직 인디펜던트 워커는 아니지만 이 분들처럼 생각하고 업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서서히 달라질 거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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