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만약에
제주 신혼여행 때 독립서점 '소심한 책방'에 들렀습니다. 아내가 매대 앞에 서서 뭔가 슥슥 읽어 보더니 저를 불렀습니다.
"여보 이거 봐봐. 우리 이거 사서 종종 같이 읽자!"
얇은 그림책이었습니다. 저도 궁금해서 그 자리에서 쭉 읽었습니다.
"오. 되게 따뜻한 책이다."
몇 줄 안 되는 글로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질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도서 <행복한 질문>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입니다.
"있잖아, 만약에"
이 책은 아내 강아지가 남편 강아지에게 질문하며 시작합니다. 그때마다 남편 강아지가 대답하며 이어지지요. 대답들은 귀엽고 달달합니다. 보다 보면 이런 다정한 남편. 나도 이만큼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되지요.
세상의 마지막 하루 전
"그럼 있잖아, 내일이 이 세상의 마지막 날이라면?"
"그럼 전망 좋은 언덕에 침대를 옮겨 놓고 뒹굴뒹굴하면서 하루종일 당신과 뽀뽀할 거야."
<행복한 질문>에서 가장 좋아하는 그림입니다. 그냥 보면 귀여우면서 평범한 일러스트 같습니다. 그러나 남편 강아지 대답을 듣고 보면 어떤 그림, 어떤 사진보다 로맨틱합니다. 아마 이런 게 그림책이 가진 매력인 듯합니다. 무심하게 그린 듯하지만 내용을 알고 감상할 수 있으니까요. 그림이란 나온 배경 내용을 알고 볼 때 글보다 더 많은 걸 이야기해 줍니다.
마치며
이 책은 너무 스윗해서 유부남들을 반성하게 하는 강아지 이야기입니다. 읽다 보면 강아지 부부의 생각과 모습이 사랑스러워 이런 모습으로 살고 싶어 집니다. 그래서 결혼한 부부에게 선물로 주거나, 아니면 낭만 지수를 올려야 할 기념일에 아내 선물로도 좋겠습니다. 특별한 내용이 있는 건 아니지만 볼수록 미소 짓게 하는 책.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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