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 읽고 보고 듣는 사람에서 만드는 사람으로

도미니크 2021. 7. 11. 07:00

저는 외출시 책 한 권을 챙깁니다. 중간에 시간이 뜨거나 카페에서 지루할 때 꺼내 보곤 하지요. 보통은 읽던 책이 있으면 그것을 챙깁니다. 그러나 딱히 그런 책이 없는 날 유독 손이 가는 책도 있기 마련입니다. 지금부터 소개해 드릴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도 제게 그런 책 중 하나입니다.

 

어떤 책인가요?

내용 이야기를 하기 전에 책의 특징적인 점 하나를 말하자면 무게가 가볍고 구성은 컴팩트 합니다. (그래서 부담 없이 들고 다니기 좋아요.) 책뿐만 아니라 출판사에 관심이 갈 정도로 군더더기가 없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출판사 [유유] 사이트(uupress.co.kr)에 들어가 보니 "작고, 단단하게, 재미있게-"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환경을 위해 재생지를 사용한다고도 하는 데 책이 가벼운 이유가 여기 있었네요.

내용은 저 같은 독자에게는 적합했습니다.
콘텐츠 감상을 즐겨 하다가 이제는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 그러나 제작을 하다가도 늘 중간에 뒤엎거나 접는 사람. 특정 독자층을 겨냥하여 정제된 콘텐츠를 만들어 본 적 없는 사람. 그런 사람이 저였거든요.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지 못한 이유

기획에 대해 따로 공부를 해본 적은 없었어요. 아마 그것이 콘텐츠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시작은 잘 하는 편이지만 마무리에 약했습니다. 일단 출발은 하는데 점점 방향을 잃다가 결국 흐지부지 끝나곤 했지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책의 <챕터 3. 기획은 처음부터 끝까지다>를 읽으며 참 뜨끔했습니다.

 

 

기획이란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라는 것입니다. 신입 기자이던 제가 그랬듯, '콘텐츠 기획 = 키워드를 뽑는 수준의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꽤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것은 기획의 시작일 뿐 기획의 전부가 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책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겠어'가 기획은 아니라는 말이에요. 이 콘텐츠를 만드는 목적, 콘텐츠의 주제, 분량, 분위기, 형식, 플랫폼 등등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기획입니다. (35pg)

 

 

기획을 초기에 잘 잡아 두면, 콘텐츠를 만들면서 언제든 참고할 기준이 생깁니다.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잘 가고 있는 게 맞는지 중간중간 점검할 수 있는 '기댈 구석'같은 게 생기는 거예요.
내가 경로를 먼저 설정해 두고 이 경로에 이상은 없는지 점검하며 콘텐츠를 만드는 것과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일단 출발한 다음 갈팡질팡하는 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37pg)

 

 

혹시 저처럼 뜨끔하신 분들이 계시려나요.


크리에이터들이 가장 많이 부딪히는 어려움 중 하나는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라는 것입니다.
이제 뭘 올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채널을 지속하지 못하는 유튜버들.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은 많이 썼지만 책을 엮어본 적 없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아요. 얼마나 많은 콘텐츠들이 짠하고 나타난 후 조용히 사라질까요. 사실 저만해도 '비공개'로 바꾼 체 쌓여있는 콘텐츠, 사진들이 많습니다.

아. 정말이지 무엇이 되었든 끝까지 끌고 간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만약 제대로 된 기획안. 이 콘텐츠만의 선명한 기준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이제는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기획을 갖고 출발해야겠습니다.

 

넓고 다양하게

저처럼 기획을 배우고 싶은 독자 이외에 다양한 콘텐츠 매체, 형식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에게도 이 책은 도움 될 것입니다.

시중에 "책 쓰는 법", "영상 편집하는 법" 등 특정 분야에 대한 가이드북은 많습니다. 반면 다양한 매체 (책, 잡지, 팟캐스트, 뉴스레터)의 특징을 비교해 주거나 다양한 형식(인터뷰, 리뷰, 정보 큐레이션)의 접근법을 모두 알려주는 책은 드물더라고요. 아마 황효진 작가님처럼 다양한 그릇에 콘텐츠를 담아 보고 각각 성과를 내 본 사람이 흔치 않기 때문일까 생각합니다.

물론 넓은 주제를 얇은 책에 담아내려니 내용의 깊이가 조금 얕다고 느끼실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그럼에도 여러 분야 경험을 해본 사람의 관점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통찰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어떤 분야든 스페셜리스트만 필요한 건 아니니까요. (참고로 작가님은 잡지사 기자, 인터뷰집과 에세이집 출간, 팟캐스트 운영 등 경험이 다양합니다.)


마치며

책을 읽고 나서는 강의를 들은 듯 했습니다. 구어체로 쉽게 쓰여있고 말 그대로 [노하우]를 담은 책이거든요. 실제로 작가님이 기획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 생각의 흐름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론 이런 게 딱딱한 이론적 이야기보다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콘텐츠를 만들다가 막다른 길에 들어선 기분일 때. 기획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 자주 펼쳐보게 될 듯합니다.

독자 설정에 대한 이야기 (47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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